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 전문

입력 2018-10-11 19:41   수정 2018-10-11 22:57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82)는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봤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데 따른 구조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이미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했으며, 이는 정책 몇가지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고 했다. 때문에 정책의 조급증을 가장 경계했다. 경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김대중 정부 말부터 노무현 정부 중후반까지 한은 총재를 지냈고,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해 당선을 도왔다. 조윤제 주미대사가 당시 이끈 ‘국민성장’ 싱크탱크에서 정책공약 입안을 깊숙히 자문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십여년이 지났지만,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전반을 보는 통찰력이 매서웠다. 모든 질문에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명료한 논리로 또박또박 설명을 이어갔다. 박 전 총재와의 인터뷰는 지난 4일 서울 평창동 자택 근처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저성장·고실업·양극화의 삼중고에 당면해 있습니다.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산업화 시대 수출주도성장 엔진이 수명을 다하고 내수주도성장 엔진으로 교체해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 현상이라고 봅니다. 수출 대기업들은 수익을 국내에 투자해 국내 투자도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죠. 이 투자는 고용을 증대시키고 가계소득을 높이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밖으로는 중국 경제가 부상하고, 세계적인 보호무역화 현상이 나타나고, 안으로는 고비용 구조가 심해지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평균 0%대였습니다. 경제성장률이 2~3%대로 주저앉게 된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국내 투자는 수출 시장이 막힘에 따라 점점 감소했습니다.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던 것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평균 4% 증가에 그쳤죠. 올해는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고용 감소, 가계소득 감소, 빈부격차 확대라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입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경제 호황에 완전 고용을 실현하고 있는데, 우리 경제만 뒤쳐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오래 전부터 내수주도성장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성장에 의존해왔으나 이마저 성장 엔진이 정지돼 저성장·저고용·양극화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좀 더 직접적 이유는 미국, 일본은 내수 시장이 커서 국내 투자 잘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일례로 일본은 올해 2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과 국내 투자가 다같이 17% 늘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 상장회사 영업이익이 매년 20% 이상 증가했음에도 국내 투자는 전혀 늘지 못했습니다. 한국 내수 시장은 일본의 4분의 1, 미국의 14분의 1에 그칩니다.”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수출과 국내 투자의 추세적인 하락과 저출산·고령화 현상, 국제환경 악화 등이 겹쳐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진입하고 있다고 봅니다. 큰 흐름으로 봤을 때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고, 어떤 정책으로도 단기간에 치유가 어려울 것입니다.”

▶경제난의 근본 원인이 수출주도성장 엔진이 수명을 다한 데서 왔다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엔진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새로운 성장 엔진은 내수 확대, 양극화 해소, 그리고 국내 투자 증대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공급 능력 확충 등 세 가지를 담아야 합니다.”

▶경제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현 정부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내수 확대와 양극화 해소를 추구하고, 혁신성장으로 공급능력 확대를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으로 추진한다면 구체적인 정책은 수출 주도에서 내수 주도로, 대기업 소득 보호에서 가계 소득 보호로, 선(先)성장·후(後)복지에서 성장·복지 병행으로, 소비 전략에서 소비 장려로, 그리고 작은 정부서 큰 정부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박 전 총재는 과거 진보 정부 때 한은 총재로 임명됐고, 문재인 캠프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점에서 굳이 성향을 나누자면 ‘좌측’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오해라고 했다. 박 전 총재 밑에서 일했던 한은 고위 간부는 “경제성장이론을 전공한 전형적인 시장주의자다. 다만 성장 과정에서 양극화 문제가 불거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분배를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간부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상당히 균형 잡힌 분”이라며 “굳이 성향을 얘기한다면 온건 중도에 가깝다”고 했다.

▶작은 정부에서 큰 정부로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를 들겠습니다. 첫째 복지에 대한 욕구, 쾌적한 환경에 대한 욕구, 분배 개선에 대한 욕구, 이런 쪽에 대한 요구와 재정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이유는 소득의 선순환 구조가 차단된 데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대기업은 그동안 수출을 보고 온 건데 수출길이 막히니까 내수까지 막히고 선순환이 안되는 겁니다. 이런 식이면 기업소득은 ‘불임소득’이 됩니다. 투자와 고용 같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거죠. 소위 말하는 시장 실패가 나타난 것인데, 이런 구조를 가만히 두면 성장도 안되고 빈부격차가 커집니다. 이 부분을 정부가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현재 경제난은 구조적 문제여서 어떤 정책으로도 단기에 해결이 어렵다는 걸 국민도 알았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현 정부의 정책에도 시정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봅니다. 우선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수요 쪽 정책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업 투자를 증대하고 생산성을 혁신하는 공급 쪽의 대책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주요 수단은 소득 재분배 정책인데, 지금은 마치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주된 수단처럼 돼 있습니다. 이건 잘못된 것이죠.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과 지역별·업종별 차등 도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완하고 바꿔야 합니까.

“앞으로는 공급 쪽의 대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 활동을 잘 뒷받침하고 투자를 유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의 규제 개혁에 대한 노력은 큰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 문제에서도 노동유연성을 확대하지 않으면 고소득 근로자의 기득권만 보호하고 신규 취업은 어렵게 되기 때문에 노동유연성 확대를 위한 노동개혁과 호봉제의 직무급제 전환 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근로시간 단축은 필요하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의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정부가 늘리라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기업 투자를 늘리려면 가장 급한 것이 규제 혁파입니다. 아직도 의료 등 중요한 분야에서 풀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그다음이 노동개혁입니다. 세 번째로 각종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필요하면 조세 혜택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죠. 그런 노력이라도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해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소득 순환의 문제, 내수시장 부족 문제, 수출시장 문제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꿰뚫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노동개혁이 더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부가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개혁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양대 노총은 노동자의 대표권이 없습니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소수 기득권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하죠. 예전에 제가 양대 노총에 질문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노조는 조합원만의 이익을 대변하느냐,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느냐, 전체 국민 이익을 대변하느냐, 세 개 중에 어떤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결국 조합원 이익만 대변하는 거 아니냐는 건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정부는 노조도 결성하지 못한 노동자 90%를 위한 노동정책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기존 노조에 너무 끌려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성장은 어떻게 다릅니까.

“둘 다 신자유주의 아래 불평등 성장에 대한 반성으로 나타난 개념입니다. 2010년을 전후해서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은행(WB)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주장했죠. 두 정책은 가계소득과 복지 증대, 빈부격차 축소, 성장 과실 분배와 내수 시장 확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포용적 성장은 동반성장과 기회균등을 더 강조한다는 점에서 다소 포괄 개념이 넓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이 분배를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쓰느냐에 달렸습니다. 포용적 성장 개념은 신자유주의 아래 나타난 과실 독점을 막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산업화 시대에는 없던 양극화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위 1% 소득이 전체 소득의 14.2%를 차지하고, 하위 50%는 4.5%에 그칩니다. 상위 1% 소득 계층이 하위 50% 소득의 3.3배에 이르고요. 2배인 미국보다 훨씬 심합니다. 자산 격차는 더 심각해 상위 10%가 66%, 하위 50%가 2%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구조가 이대로 가면 정부가 일자리에 보조금을 주고 그런 일들을 해도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정부가 부자증세를 해서 그 돈을 갖고 투자를 대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일자리에 보조금 주고 하는 정책보다 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보수든 진보든 경제정책은 실사구시,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경제는 시장을 다루는 곳인데 시장은 합리와 효율과 경쟁력을 추구합니다. 경제가 그렇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실용주의고 실사구시입니다. 이념적 원리주의로는 안됩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이 오늘의 중국을 만든 반면 원리주의를 고집한 북한 경제는 크게 침체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점에서 진보 정권의 경제정책도 시장 친화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념적 원리주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요.

“예를 들어 은산분리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특정 분야에 한해 규제완화를 직접 언급하고 나선 것인데도 시민단체 등에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효율과 경쟁을 따지지 않고 이념적 방향만 고수하려는 것이거든요. 이것은 보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이념적 프레임에 갇히면 경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념적 원리주의에 갇히면 안된다는 점을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욕을 먹더라도 길게 보고 장기적으로 필요한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은산분리를 언급하면서 지난해 문 대통령을 한 차례 만난 얘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에서 정책 조언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여러 가지를 얘기하면서 은산분리 규제완화도 건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문 대통령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아 ‘여당 당론으로 안 하기로 정해진 상태여서 그런 것 아닐까’ 혼자 생각하고 말았다고 했다. 박 전 총재는 이후 문 대통령을 더 만난 적이 없으며 현 정부 정책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돼 가고 있습니다. 지속 성장을 위해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꿔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 위해서는 바이오, 인공지능과 같은 4차산업과 의료, 교육, 환경, 기업서비스, 레저와 같은 생산성이 높은 서비스산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산업구조와 관련해 큰 과제는 자영업 구조조정입니다. 한국의 자영업은 전체 고용 25%를 차지하는데 선진국의 3배에 이르고 너무 영세하고 생산성이 낮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 80가구마다 하나씩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이런 영세한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대기업에 밀려 영세업자가 도산하고 있죠. 이는 심각한 실업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건은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서 자영업에서 밀려나는 인력을 흡수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는데 이것으로 집값이 잡힐 것으로 보십니까.

“9·13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잠시 안정될 수 있다고는 보지만 집값은 언젠가 또 오를 것이고 실제 지금까지 매번 그래왔습니다. 근본 문제는 부동산이 개인에게는 주거공간이라기보다 재산 축적 수단으로, 정부에는 부동산이 경기부양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집값은 잡히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지난 50년간 물가는 30배 올랐는데 집값은 3000배 올랐고 그 피해는 가난한 사람과 우리 후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근본 대책은 공급보다도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집을 주거 공간이 아니라 재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또 경기 부양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차단하려면 우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합니다. 선진국의 시가 대비 보유세 수준은 1.5%인데 한국은 0.2%라고 해요. 10억원 짜리 집을 갖고 있으면 선진국은 세금으로 1년에 1500만원, 한국은 200만원 내는 셈입니다. 이걸 첫해에는 시가 대비 0.3% 정도로 인상하고, 앞으로 10년 뒤에는 1%까지 올리는 단계적 인상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에게 공표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로 보유세를 이렇게 올리는 동시에 거래세는 낮춰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한국의 거래세 비중은 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현재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은 조세 부담을 소득세 중심에서 자산세 중심으로 옮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이죠. 그래서 세번째로 보유세를 올리는 만큼 소득세를 경감해 불로소득자가 세금을 더 내고 일하는 사람이 일을 덜 내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 전부터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 이유와 해결책에 확신에 찬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보유세를 확실하게 올려야 한다는 소신이 매우 강했다. 정부가 당초 종부세 강화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그게 정책이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수 출신인 그는 노태우 정부 때인 1988년 경제수석으로 발탁된 데 이어 그래 건설부 장관을 맡아 1년간 부동산 정책을 편 경험이 있다. 주택공사 이사장과 교통개발원 이사장도 지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됐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선 금리와 물가의 상관관계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중국의 저가 제품이 세계를 뒤덮으면서 저금리에 돈이 풀려도 물가가 올라가지 않는 소위 ‘고성장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 식으로 물가가 안 오른다고 금리를 계속 낮게 유지하면 결국 과잉유동성으로 거품이 커져서 어느 땐가 거품이 폭발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죠. 앞으로 미국 금리가 내년쯤 3%까지 오를 텐데 우리도 내후년쯤엔 3% 이상까지 금리가 올라야 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제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 하강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가계부채 부담도 있고요.

“중앙은행으로서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금리 결정에 있어서 가계부채도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을 미루고 있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올릴 때 발생하는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금리도 성장에 충분히 완화적이란 사실도 고려해야 하고요. 가계부채 문제는 호랑이 등에 타고 가는 꼴이어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지금 금리를 올려서 부채 증가 속도에 제동을 걸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권과 국무총리가 금리 인상 압박성 발언을 한 것에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건 바람직하지 않죠. 다만 일각에선 한은이 금리를 곧바로 올리면 정부 압력에 떠밀려 한 것이란 오해를 받을까봐 10월에는 인상을 못하고 11월에 할 것이라는 얘기도 하는데 그마저도 신경 쓰면 안됩니다. 정치권이나 총리가 뭐라고 하든 금리는 중앙은행이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10월에 올리든 11월에 올리든 구체적인 시점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대만큼 우려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남북 경제협력은 잘만 되면 장기 침체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 경제에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북한의 막대한 지하 자원과 월 평균 임금 20만원에 불과한 저가 양질의 노동력을 한국의 자본 기술과 결합시킨다면 우리나라의 저출산 인구감소도 완화할 수 있고, 국내 투자 수요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무한한 투자 시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은 8% 이상, 한국은 5%대의 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은 세계 최고의 투자 시장이 될 수 있고 중국보다 경쟁력이 훨씬 강한 제조업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여기에 한국 자본이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여러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부담 자체가 투자의 성격이 있어서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로 인한 편익이 비용의 3배라는 국회예산정책처 조사 결과도 있죠.”

정리=서민준/사진=신경훈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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